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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by 희생 2023. 9. 7.

자자, 들어봐?

너는 어느 순간부터 눈 앞에 아른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믿을거야?

 

...오케이. 의견은 잘 들었어.

 

아무튼간!

 

솔직히 나는 믿고 싶지 않았거든?

근데 이게 또 본인의 상황으로 오게 된다면 말이 달라진다더라.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런 사람, 아니 너구리의 독백과 직진에 대한 이야기가 될 거야.

 

.

.

.

 


 

 이 너구리는 오랜만에 휴가를 왔어. 빌런들이랑. 그냥 오랜만에 병원 신경도 안 쓰고 가볍게 쉬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이게 왠걸, 거기서 히어로를 만났네? 빌런들이랑 히어로들이랑 만나면 어떻게 되겠어, 당연히 싸우겠지. 그렇지만 이 너구리는 싸우지 않았지. 왜냐하면 화낼 이유도 없었을 뿐더러, 히어로들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새롭게 만든 물약을 가지고 빌런, 히어로 가리지 않으면서 나눠줬고, 거기서 '너'를 만난 거야.

 

 너는 물약을 보고 의심스러워하긴 했지? 그야 생긴 것도 맛없는 색이긴 했지만, 주는 놈 생긴게 워낙 수상해야지! 그래도 이거 마시면 맛있는 거 사달라면서 거절하진 않았잖아. 보통은 다들 거절하기 마련인데. 내 생각엔 아마 그 때부터 너구리의 눈길이 너한테 가기 시작한 거야. 인터넷에서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보통 마음이 가기 시작할 때는 '이 녀석 봐라?' 하고 시작하잖아. 그런 거지.

 

 

 음, 가능하면 이야기를 전부 하고 싶은데 너무 길어질 거 같네. 지금부터는 간결하게 얘기할게. 어짜피 중요한 건, 그리고 제일 궁금할 건 결국엔 어떻게 했을까일테니까.

 

 

 하루, 이틀. 너구리는 너의 모습을 관찰했고, 네가 새로운 옷을 입었을 때, 대뜸 다가왔을 때, 그리고  또 직접 다가가 얘기도 했어. 오늘은 어떻네, 이건 이렇네. 어떻게든 말을 걸려는 심산인 거지. 특히 너구리는 남의 반응을 보는 걸 즐기거든. 그리고 너는 반응이 귀엽고 재미있으니까 당연히 너구리의 마음을 끌었던 거야.

 

 

그리고 어떻게 되었냐, 지금 보는 그대로야.

이렇게 되는 거지.

 


 

 

"세상에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고, 결국에는 인연을 맺는다고 하지."

"내 생각에 이 말은 그 쪽이랑 갑작스럽게 만나게 된 나에 대한 얘기일지도 모르겠어."

 

"나는 그냥 반응을 보고 싶었을 뿐인데 이렇게 마음이 동하게 될 줄 몰랐지."

 

 

"있잖아, 그 쪽한테는 갑작스러울까?

그렇지만 어떡해, 나는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 되겠는걸."

 

 

"내가 훨씬 나이가 많지만, 그 쪽의 마음도 나한테 동한다면 줄 수 있겠어?"

 

"후회하진 않을 거라 장담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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