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뮤니티

인형극

by 희생 2022. 7. 27.

본 글은 모바일로 작성된 글입니다. 가능하면 PC보다 모바일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캐릭터 조종 요소가 있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

이른 새벽부터 누군가가 본인의 객실서부터 아무도 없는 한적한 바깥 공간까지 본인의 짐들을 옮기면서 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가 누구인지, 저 물건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저게 무슨 일인가 호기심이 일었을 것이고, 미리 소식을 들었거나 그를 알던 사람들은 그의 뒷모습과 물건들만으로 설마 했을 겁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예쁜 달이 뜨는 때. 사람들이 하나 둘 잠에 들 때 즈음. 그는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냈습니다. 인형 세팅부터, 본인의 옷 상태 체크까지. 이제 여러분만 모이면 되는데... 생각해 보면 그 때 장소나 시간을 따로 적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찌할까 고민하던 그는 본인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직접 당신을 이끌기로 생각했습니다.

- - -

당신이 길을 가고 있던 도중, 당신의 앞을 손바닥만 한 새 인형 하나가 막았습니다. 본인을 따라오라는 것처럼 행동하는 인형은 앞장서서 움직였습니다
. 당신이 인형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려고 했다면, 혹은 따라가던 도중 길을 이탈하려 했다면 그 인형이 당신의 손을 끌어 발걸음을 옮기게 했을 겁니다.

한참을 움직이니 사람 하나 없이 한적하고 달이 예쁘게 빛나고 있는 바깥 공간에 다다랐습니다.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며 '무슨 공간이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근처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앞에는 익숙한 모습에 가면을 쓴 한 사람이 서 있고, 인형들을 위한 작은 무대와 당신을 위한 개인 의자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 전에 사물함을 통해 보내드렸던 표는 잘 받으셨습니까? "


처음 만났을 적 보다 당당한 목소리. 그리고 허리를 곧게 펴서 전과는 달리 커 보이는 키. 같은 사람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물론 그의 연극을 봐온 사람들은 익숙하겠지만요.


"이렇게 인형을 보내 모셔와서 죄송합니다. 생각해 보니 전에 장소와 시간을 적지 않아서 말입니다."


멋쩍게 웃으며 말하는 그는 잠깐의 침묵 후 심호흡 한 번 하더니 '지금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인형극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당신은 좋아서, 마지못해서, 궁금해서, 혹은 이후에 할 것이 없어서 등등 다양한 대답으로 긍정을 표했습니다.

그는 당신의 대답에 다행이라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고 곧 핑거 스냅을 하더니 얘기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연극 시간입니다! 부디 이 시간이 당신에게 재밌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커뮤니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答章  (0) 2023.01.19
una persona cara  (0) 2022.07.30
저기, 기억해?  (0) 2022.04.20
비선&과거로그  (0) 2022.03.18
Birthday  (0) 2022.02.24